먹어 보면 비슷한 맛인데, 다시 먹어 보면 분명히 다른 맛이다. 이런 구분은
햄과 베이컨의 본고장인 유럽인의 입맛을 기준으로 한 설명입니다. 한국에서는
햄과 베이컨의 개념이 유럽과 크게 달라, 이를 명확히 이해하려면 유럽
기준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한국과 유럽의 햄과 베이컨: 차이점
한국의 햄은 스팸이나 김밥용 햄처럼 다진 고기, 방부제, 향신료를 섞어 만든
저품질 제품이 주류를 이룹니다. 이러한 햄은 유럽의 정통 햄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사실상 소시지에 가깝습니다. 한국에서 이런 햄이 대중화된 이유는
미국의 영향 때문입니다. 특히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통조림 햄(스팸)이
한국에 소개되며 대중적인 식재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을
먹고 자란 한국인들은 나중에 유럽의 정통 햄을 낯설어하거나 거부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반면, 유럽의 햄과 베이컨은 오로지 돼지고기 통살로만 만들어집니다.
유럽에서는 다진 고기 햄도 존재하지만, 이는 주류가 아니며 대부분 고급 통살
햄이 선호됩니다. 유럽 햄은 돼지의 넓적다리, 안심, 앞다리 부위를 사용하며,
베이컨은 돼지의 삼겹살 부위를 사용합니다. 두 제품 모두 소금에 절이고
훈연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조리법과 활용법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제조 과정과 특징 비교
유럽과 한국의 햄과 베이컨은 제조 과정, 성분, 영양 성분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아래는 주요 차이점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1. 제조 과정
유럽 햄: 돼지의 넓적다리, 안심, 앞다리 부위를 소금에
절인 후 훈연하거나 삶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부제나 인공 첨가물을
최소화하며, 자연적인 풍미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둡니다.
유럽 베이컨: 돼지의 삼겹살 부위를 소금에 절인 후
훈연합니다. 훈연은 풍미를 더하고 보존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한국 햄: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등 여러 부위의 고기를
다져 소금, 설탕, 방부제, 향신료와 섞어 만듭니다. 통살이 아닌 다진 고기를
사용하며, 공장 대량 생산 방식이 주를 이룹니다.
2. 영양 성분 비교
유럽 햄과 베이컨은 지방과 수분 함량에서 한국 햄과 차이를 보입니다. 아래
표에서 주요 영양 성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품
열량 (100g)
지방
포화지방
단백질
수분
유럽 햄
145kcal
5g
2g
20g
60g
유럽 베이컨
541kcal
42g
14g
37g
12g
한국 햄
250kcal
20g
7g
12g
70g
3. 조리 방법
유럽 햄: 이미 완숙된 상태로 판매되므로 가열 없이
샌드위치, 샐러드, 치즈 플래터에 바로 사용됩니다. 부드럽고 짭짤한 풍미가
특징입니다.
유럽 베이컨: 주로 굽거나 튀겨 바삭한 식감을 살려
먹습니다. 가열 과정에서 지방이 녹아 풍미가 더 깊어지며, 식중독균 제거
효과도 있습니다.
한국 햄: 종종 프라이팬에 구워 먹거나 김밥, 찌개에 넣어
사용됩니다. 일부 김밥용 햄은 공장에서 배송된 상태 그대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4. 역사적 배경
유럽 햄: 중세 시대부터 귀족 음식으로 여겨졌으며,
돼지고기 통살을 정성스럽게 가공해 고급 식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유럽 베이컨: 고대부터 보존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높은
칼로리와 지방 함량 덕분에 에너지 보충용으로 농부와 노동자들에게 인기
있었습니다.
한국 햄: 20세기 미국의 영향으로 통조림 햄(스팸)이
유입되며 대중화되었고, 이후 저렴한 다진 고기 햄이 주류로 자리
잡았습니다.
유럽 정통 햄과 베이컨의 장점
유럽의 정통 햄과 베이컨은 한국의 대량 생산 제품과 비교해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품질 원료: 돼지고기 통살을 사용하며, 방부제나 인공
첨가물이 최소화되어 자연스러운 풍미와 식감을 제공합니다.
풍부한 맛: 전통적인 소금 절임과 훈연 과정으로 깊은
풍미를 자랑합니다. 특히 햄은 부드럽고 짭짤하며, 베이컨은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건강 측면: 한국 햄에 비해 지방 함량이 낮고(햄의 경우),
불필요한 첨가물이 적어 건강에 유익합니다. 유럽 햄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
근육 유지에도 도움이 됩니다.
다양한 활용성: 유럽 햄은 샌드위치, 샐러드, 안주로,
베이컨은 조식, 파스타, 수프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됩니다.
전통과 장인 정신: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전통적인 제조
방식으로, 지역마다 독특한 스타일(예: 이탈리아 프로슈토, 스페인 하몽)을
자랑합니다.
유럽인들이 즐기는 햄과 베이컨 요리
유럽에서는 햄과 베이컨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사랑받고 있습니다. 아래는
대표적인 요리들입니다.
스파게티 카르보나라 (이탈리아): 베이컨(구안치알레 또는
판체타)을 사용해 크리미한 소스를 만드는 파스타 요리입니다.
잠봉 페르시예 (프랑스): 파슬리와 함께 젤리로 굳힌 햄
요리로, 차갑게 먹는 전통 요리입니다.
베이컨과 양배추 (아일랜드): 삶은 베이컨과 양배추를 함께
내는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가정식입니다.
대표 레시피: 스파게티 카르보나라
이탈리아의 정통 스파게티 카르보나라는 베이컨(구안치알레 또는 판체타)을
사용해 간단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합니다. 크림 없이 계란과 치즈로만
크리미한 소스를 만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파게티 까르보나라
재료 (2인분)
스파게티: 200g
구안치알레 (또는 판체타): 100g
계란 노른자: 2개
파르미자노 레지아노 치즈 (간 것): 50g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올리브 오일: 1큰술
조리법
냄비에 물을 끓이고 소금을 약간 넣은 후 스파게티를 포장지의 조리 시간보다
1분 적게 삶는다.
구안치알레를 작은 조각으로 자르고, 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른 후
중약불에서 바삭해질 때까지 볶는다.
볼에 계란 노른자와 간 파르미자노 레지아노 치즈, 후추를 넣고 잘 섞어
소스를 준비한다.
삶은 스파게티를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 후, 구안치알레가 볶인 프라이팬에
넣고 불을 끄고 잘 버무려 지방이 면에 코팅되게 한다.
프라이팬에 준비한 계란 소스를 넣고 빠르게 버무려 소스가 열에 의해 익도록
한다. 필요하면 면수를 1~2큰술 추가해 농도를 조절한다.